합류하는 폭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상류에 흐르는 몽모랑시 강물에는 단풍이 든 나무와 푸른 하늘, 흰 구름이 거울처럼 비치고 있다.‘단풍국’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퀘벡까지 이어지는 800km의 메이플 로드는 세계적인 가을 단풍 명소다. 퀘벡에서 만난 단풍나무의 잎은 크기가 엄청났다. 손바닥보다 커 플라타너스 잎처럼 보일 정도. 그런데 빨갛게 떨어진 잎을 보니 캐나다 국기에 있는 바로 그 단풍잎 모양 그대로였다.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친숙해진 퀘벡주에는 로맨틱한 한류 드라마의 바람도 거세게 불고 있었다.
캐나다 단풍에서 놀라운 점은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광활함이었다. 퀘벡주 로렌시아산맥을 가득 뒤덮은 단풍나무 잎의 물결이 차창 밖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 설악산이나 내장산 단풍처럼 화려하게 불타오르진 않았지만, 은은하고도 부드럽게 가을의 전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캐나다의 단풍은 원래 프랑스계 캐나다인을 상징하는 표식이었다. 1536년 프랑스의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가 북미 동부 해안 세인트로렌스만을 발견한 이후 퀘벡 지역은 프랑스 식민지인 ‘누벨 프랑스’로 불렸다. 그런데 18세기 영국령이 된 이후로 다른 영연방 국가들처럼 유니언잭이 그려진 국기를 써서 프랑스계 캐나다인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돼 왔다. 결국 1964년에 공모해서 만들어진 국기가 흰 바탕에 빨간색 단풍잎이 그려진 ‘메이플 리프 플래그(Maple Leaf Flag)’다. 퀘벡주는 메이플 시럽의 최대 생산지다. 단풍잎은 프랑스 문화와 언어를 간직해온 퀘벡의 가장 큰 관광자원인 셈이다.
퀘벡에서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단풍 명소는 어딜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계곡과 폭포가 어우러진 단풍 계곡이다. 캐나다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캐니언 생트안’은 12억 년 전에 형성된 지질의 협곡이다. 울창한 숲과 함께 74m 높이의 바위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비경을 이루고 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3곳의 출렁다리와 전망대를 오가며 여러 가지 각도에서 단풍과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생트안협곡 폭포 위에 뜬 쌍무지개.생트안협곡의 출렁다리를 건너던 중 가을비가 소나기처럼 쏟아지다가 거짓말처럼 쨍하고 개었다. 옆에 있던 캐나다 청년이 계곡 위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친다. “더블 레인보(Double Rainbow)!” 청년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가 보니 행운의 쌍무지개가 떠 있었다. 재빠르게 소원을 빌었다. 무지개 하나에는 가족의 건강을 빌고, 또 다른 무지개에는 전쟁 중인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하루빨리 평화가 오기를 기원했다.
몽모랑시 폭포는 계단을 통해 폭포 아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두 번째 단풍 명소는 퀘벡시 올드타운 중심부에서 약 13km 떨어진 몽모랑시 폭포다. 몽모랑시강이 세인트로렌스강으로 흘러드는 하구에 있는 높이 84m, 폭 46m의 폭포다. 나이아가라보다 높이가 30m 정도 높은 거대한 규모다.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폭포 윗부분에는 현수교가 있다. 현수교에 올라서니 한쪽에선 거울처럼 맑은 몽모랑시 강물이 흐르고, 다른 쪽으로는 낭떠러지로 폭포가 흘러내리는 아찔한 장관이 발밑에 펼쳐진다. 폭포 물줄기 위를 집라인을 타고 날아가거나, 안전장치를 하고 암벽을 타거나, 폭포 아래까지 비옷을 입고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등 다양하게 폭포의 짜릿함을 즐길 수 있다.